[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미꾸라지의 용틀임
[하종필의 생각대로 톡톡] 미꾸라지의 용틀임
  • 이슈인팩트
  • 승인 2024.01.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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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팩트 칼럼/ 하종필 수필가] 큰 미꾸라지 암컷과 수컷이 갑진년을 맞아 용틀임을 하고 있다. 몸이 용이 되어서가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용을 쓰는 것이다. 용도 아닌 것이 용을 쓰는 것을 보니 우습고도 또 우습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고 한들 용이 용 되는 것이지 미꾸라지가 용이 되지는 않는다.

미꾸라지를 잡는 법은 아주 쉽다. 물이 있을 때는 미끼를 어망에 넣어 주면 냄새를 맡고 들어가서 맛있게 먹는다. 그 속에서 세상 행복을 다 느낀다. 분명 들어간 곳이 있으면 나오는 곳이 있을텐데 자기 능력으로는 절대 빠져나올 수 없다. 머리가 나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어망을 들어 올리면 거기서 파닥거린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도랑의 물을 빼면 된다. 그러면 미꾸라지는 새들이나 짐승의 눈을 피해 땅속으로 파고든다. 그곳이 안전하기는 하다. 그러나 눈치 빠른 사람은 삽으로 땅을 뒤집으면 미꾸라지는 나올 수밖에 없다. 이리저리 기어다녀봐야 얼마 가지 못해 잡힌다.

어떻게 잡았던 소금을 팍팍 뿌려주면 지랄발광을 하면서 속에 있는 것 다 끄집어내고 운명의 시간을 기다린다. 튀기든 갈아서 끓이든 양념 잘 해서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마침 용산 개울에서 포동포동한 미꾸라지 무리들이 많이 놀고 있으니 잡아서 보신이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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