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전설의 록그룹 ‘블랙홀’의 귀환...수원 공연 명품연주로 관객 매료
[공연 리뷰] 전설의 록그룹 ‘블랙홀’의 귀환...수원 공연 명품연주로 관객 매료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4.02.19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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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장수 밴드, 보컬 주상균 ‘깊은 밤의 서정곡’ 열창...올드팬들 추억 소환
전설의 명품밴드 블랙홀이 지난 17일 수원 로데오아틀홀에서 성공리에 공연을 마쳤다. 열기 가득했던 멤버들의 공연 모습.(사진=이슈인팩트)

[이슈인팩트 / 글.사진=이완재 기자] 198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해 90년대 국내 헤비메탈계를 풍미했던 그룹 ‘블랙홀’이 수원을 찾아 팬들과 화끈하게 조우했다.

트롯트 열풍으로 국내 가요계가 편중화된 기형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 십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정통 록밴드들의 귀환과 활동은 대중 음악계에 낭보가 아닐 수 없다. 그중 국내 헤비메탈 록 음악계 인기의 한 축이었던 블랙홀의 공연 소식은 최근 입소문을 타고 올드팬들은 물론 MZ세대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데뷔 35주년을 맞은 한국 헤비메탈 밴드의 상징 ‘블랙홀’이 지난 17일(토) 수원의 옛 도심 남문에 위치한 로데오 아트홀에서 2024시즌 두 번째 콘서트를 열고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전국에서 찾아온 블랙홀의 팬클럽 블랙홀릭과 진성팬들이 준비해 만든 공연은 160석 소극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그 뜨거운 열기가 한겨울 추위마저 녹였다.

블랙홀의 본 공연에 앞서 수원의 대표적 록 밴드인 ‘얼 밴드’와 동탄 지역에서 직장인 위주로 결성돼 활동중인 밴드 ‘Dandyz’가 게스트로 참여해 락, 메탈의 명곡들로 화려한 오프닝 공연을 선보였다.

베이스 김세호, 리드보컬 주상균, 기타 이원재의 환상의 속주 하모니가 팬들을 열광케 했다. (사진=이슈인팩트)

90여분간의 본 공연에서 블랙홀은 전형적인 헤비메탈 음악의 연주와 곡이 담겨있는 초기 앨범의 곡들과 앨범 ‘HOPE’에서 시작돼 9집 앨범 ‘EVOLUTION’으로 완성한 블랙홀의 진화된 음악들을 들려줬다. 첫 곡 ‘라이어’부터 마지막 곡 선배 가수 한대수의 ‘물 좀 주소’까지 그동안 축적해온 헤비메탈 음악의 성찬이자 진수를 아낌없이 쏟아내며 그들의 음악적 성취를 마음껏 선보였다.

또 고도의 테크닉을 구사하는 악기 연주와 미래지향적 신디사이즈 음악을 간결하고 듣기 쉽게 풀어냈다. 여기에 미래의 세계관을 담은 가사가 돋보이는 진화된 헤비메탈과 블랙홀 스스로 명명한 ‘티타늄 메탈’등을 밀도 있게 연주했다.

보컬 겸 리드 기타 주상균과 기타 이원재, 베이스 김세호가 합을 맞춰 보여준 현란한 기타 속주와 하모니는 이날 공연의 압권이 될만 했다. 여기에 막내이자 밴드의 허리 격인 드러머 이관욱의 강렬한 드럼 독주 필살기는 현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모처럼 연주자의 거친 숨소리와 관객의 떼창이 한데 어우러려 라이브의 진수를 아낌없이 보여준 순간이었다. 

(사진=이슈인팩트)
블랙홀의 보컬 주상균이 불멸의 히트곡 '깊은 밤의 서정곡'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이슈인팩트)

공연 후반부에 보컬 주상균의 폭발적인 고음이 매력인 대표곡 ‘깊은 밤의 서정곡’이 연주됐다. 헤비메탈 장르가 생소한 일반 대중에게 블랙홀이라는 밴드의 존재감을 널리 알린 상징적인 곡이자 스테디곡이 바로 이 ‘깊은 밤의 서정곡’이다. 주상균 특유의 사자후(獅子吼)에 가까운 고혹적인 샤우팅은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80년대 청소년기를 보냈던 기자나 한국 중년남성들이라면 핏대를 세우며 노래방에서 수없이 도전했던 애창곡이 이 곡이다. 그 외 블랙홀의 또 다른 히트곡 ‘야간비행’ 까지. 마치 해외 록그룹 스틸하트의 ‘쉬즈 곤’이나 헬로윈의 ‘어 테일 댓 워즌트 롸잇’처럼 쉽게 따라부를 수 없는 범접하기 어려운 카리스마가 깃든 곡이다.

이날 주상균의 목소리는 전성기와 비교해 고음부 절정에서 내지르는 예의 폭발적인 샤우팅은 다소 아쉬웠으나 노련함으로 무장한 관록의 보이스만은 여전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의 추억소환과 향수를 불어일으키기엔 충분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진 보컬 주상균식 가사는 의외의 서정성을 띄고 있다. 이것이 하드한 헤비메탈이라는 장르에서 보기 어려운 숨은 반전매력으로 꼽힌다. 

(사진=이슈인팩트)
공연장을 찾은 블랙홀의 팬들이 라이브 공연에 빠져들어 열광하고 있다.(사진=이슈인팩트)

요즘들어 부쩍 SNS와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팬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는 블랙홀은 코로나19 이후 체육관 같은 대형 공연이 아닌 소극장을 찾아 좀더 아담한 공연을 통해 팬들과 보다 깊이 마주하고 있다. 블랙홀은 올해 대구, 울산, 전주, 광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소극장 위주의 공연으로 팬들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35년간 한결같이 가장 한국적인 헤비메탈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들으며 활약해온 그들을 우리는 전설의 밴드, 명품 밴드라 부른다. 한국 밴드사에 있어 어느새 중년의 나이로 향하는 블랙홀의 끊임없는 도전과 토종 헤비메탈로서 전위적 시험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그들에게서 쉽게 시선을 거둘 수 없는 이유다. 

 

◇ 블랙홀 관련 사이트

· 유튜브 블랙홀TV : https://www.youtube.com/channel/UCDgPjnmbU-JzzAZDbCk_2DA

· 블랙홀 공식 인스타그램 : https://instagram.com/blackhole_band?igshid=16mjtoh1u83ez

· 블랙홀 공식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groups/bandblackhole

· 블랙홀 그들의 음악세상 : http://cafe.daum.net/black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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