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병원 떠난 전공의 1만여명 육박’…정부vs의사 강대강.환자들 멘붕
[이슈 pick] 병원 떠난 전공의 1만여명 육박’…정부vs의사 강대강.환자들 멘붕
  • 윤우란 기자
  • 승인 2024.02.27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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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사태로 전공의들이 대거 현장을 이탈한 가운데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의 모습.(사진=이슈인팩트)
의료계 사태로 전공의들이 대거 현장을 이탈한 가운데 환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참고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모습.(사진=이슈인팩트)

[이슈인팩트]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 오는 29일까지 돌아오라고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전공의 복귀는 아직 '깜깜무소식'이다. 의료계 현장은 번아웃 직전이고 정부와 의사들간 강대강 대치에 다급한 환자들만 발만 동동 구르는 멘붕에 빠져 있다.

의료계는 이달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내비치면서도, 현장에 남아있는 인력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병원에서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는 데다, 내달부터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 '막내 전공의'인 인턴들마저 대부분 임용을 포기한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주요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직서는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7%인 8939명으로 확인됐다.

27일 연합뉴스 및 의료계에 따르면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50% 상당 연기·축소하며 대응하고 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는 모두 뒤로 미루고, 응급·위중증 환자에 집중하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암 환자의 수술과 항암 치료 등이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과 근무 중단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현장에 남아있는 의사들의 번아웃(탈진) 위험도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각 병원은 전공의의 빈 자리를 전임의와 교수들로 메우며 버티는 중이다. 이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 입원 환자 관리, 야간 당직을 모두 도맡다 보니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전임의는 전문의를 취득하고 병원에 남아 연구와 진료를 이어가는 의사로, 임상강사나 펠로로도 불린다.

빅5 병원 소속의 조교수는 "말 그대로 턱밑까지 온 상황"이라며 "펠로들의 업무 부담도 상당하고, 교수들도 지난 주말부터 주야간 당직을 계속하는 상황이어서 더는 못 버티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 사직서 제출을 고민하진 않고 있지만, 주위에 이번 주까지만 일하고 병원을 떠나려는 전임의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가 현장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가 "전공의들이 29일까지 복귀하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전공의들이 돌아올 만한 '명분'이 없다는 게 의료계의 진단이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단순히 돌아오라고 해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 같다"며 "협의체를 구성하든, 다른 행동을 취하든 29일까지 전공의들이 돌아올 '명분'을 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의 예비 인턴 대다수가 임용을 포기한 가운데, 이를 번복한 사례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병원은 우선 기다려 본다는 입장이다.

빅5 병원 인턴의 90% 상당이 수련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이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정부는 의료계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2월 내 복귀'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오는 29일을 전공의 복귀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정부는 미복귀자에 대한 사법처리를 위한 법률 검토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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