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언론인 황상무, ‘회칼 테러’ 언급 사과…민주당 “시민수석서 경질해야” 성토
전 언론인 황상무, ‘회칼 테러’ 언급 사과…민주당 “시민수석서 경질해야” 성토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4.03.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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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지난 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16일 일부 언론인과 만나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이틀 만에 공식 사과했다. 황 수석은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 KBS 앵커를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황 수석의 이날 사과에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대통령실이 시민사회수석 자리에서 경질해야한다는 격한 반응을 내놨다.

현재 언론계를 비롯해 황 수석의 시대상황과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과 인식에 문제를 삼고 반발 움직임이 거센 상황이어서 향후 그의 거취에 대한 문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황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께 언론에 배포한 '사과 말씀 드립니다' 제목의 본인 명의 입장문에서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황 수석은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 있게 처신하겠다"고 덧붙였다.

MBC는 지난 14일 저녁 보도에서 황 수석이 자사를 비롯한 일부 대통령실 출입기자단과 점심식사 중에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 수석은 이 말을 한 뒤 농담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당시 군 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이 상관 명령으로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를 칼로 습격한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이다.

MBC는 황 수석이 당시 오찬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너댓 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고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언급들이 보도되자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 등 야권과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단체는 전날 황 수석 해임 또는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 맥락과 경위는 전혀 알지 못하는데 발언 내용으로 보기에는 부적절한 발언 같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16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회칼 테러 사건' 언급을 사과한 것과 관련해 재차 황 수석의 경질을 촉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언론협박수석 황상무'를 당장 경질하라"며 "황 수석의 사과로 슬그머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책임 있는 처신은 사과가 아니라 사퇴"라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을 모아놓고 '잘 들으라'라며 언론인 테러 사건을 상기시킨 것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려거든 회칼 맞을 각오를 하라는 의미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시민통합과 소통을 위해 일해야 할 시민사회수석이 노골적으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으니 시민사회수석이 아니라 '언론협박수석'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권위주의 정권의 인식과 기조를 버리고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협박을 뱉어내는 황 수석을 당장 경질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도 황상무 수석 발언에 동조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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