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대파 한단 875원의 진실과 신음하는 서민경제
[데스크칼럼] 대파 한단 875원의 진실과 신음하는 서민경제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4.03.2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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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연합뉴스
참고 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 이완재의 촌철직언] 요즘 대파 한단 가격이 때 아닌 논란이다.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아 대파가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후폭풍을 낳고 있다. 야권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벌거숭이 임금’이라고 폄하했고, 조국개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현실을 모른다는 뉘앙스의 비판을 가했다.

이날 대파 가격은 최근 정부의 농수산물 지원에 따라 대폭 할인된 가격이었다. 원래 정상가는 4,250원이었는데 정부 지원금 2,000원 적용과 농수식품 등 혜택이 적용돼 이 가격으로 나온 것이다. 최근 고금리고물가 시대를 살며 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정부 대 야권의 견제심리가 맞물려 나온 이번 대파 한 단 논란은 고물가시대가 빚은 웃고픈 촌극에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기본적인 먹거리 물가가 폭등 수준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서민 과일 사과 10kg이 9만원대를 넘어 10만원에 육박했다. 각종 채소에 육류까지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정부가 급히 해당 품목에 물가 안정책을 펴고 비축된 사과를 시장에 풀고 있지만 작고 못난 사과 등 소비자 만족지수는 높지 않다. 단기안적 미봉책이라는 반증이다.

필자도 주말 동안 전통시장을 방문해 이것저것 장을 보며 현실 물가를 체험해봤다. 시장 상인들이 좌판에 펼쳐놓은 상추,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이 기본 호가가 5,000원이었다. 겨우 두 사람만 사는 집이라 많이 먹지않는다고 읍소하자 그럼 각각 3,000원에 가져가라고 한다. 해산물 쭈꾸미나 낙지의 가격도 상당히 고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나마도 상인들은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현금 계산을 당연시 했다. 물건을 파는 상인도, 사는 손님도 찜찜하고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만원 짜리 지폐 한 장 들고 나가면 푸성귀 몇 개 사고 주전부리 간식까지 먹었던 시절은 이제 옛말이 됐다. 직장인들 점심값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대중교통비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총체적인 민생경제의 비상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에 경제불황에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자국보호주의 강화 등 경제불안 요소가 대내외적으로 많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사태의 심각성이 적지 않다.

상황이 이럴진데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식 정책남발에 네 탓 내 탓 공방만 하고있다. 지금은 현실적인 민생안정책을 강구하고 내놓아야 한다. 그게 정부 관료와 정치인들이 할 일이다. 의석 수 한 석 더 차지하겠다고 어쭙잖은 정쟁을 펼치는 동안 서민생활은 더욱 핍폐해지고 있다. 사과값이 오르는 문제만 봐도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과농가들의 피해, 재배농의 감소, 유통구조의 문제 등 원인을 짚어보면 차고 넘친다.

문제점과 원인을 알았으면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겉도는 정치가 아닌 민생을 위한 참 정치요, 현실정치다. 일하는 관료, 정치인이 돼야 한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의 이번 대파 퍼포먼스는 민심을 자극한 측면이 분명 있다. 이 정부 들어 용산 대통령실의 아마추어적 홍보 능력은 심심치않게 논란을 불러온 게 사실이다. 경제도 정치도 엉망진창, 하수의 느낌이 드는 이유다. 대파 한 단을 통해 본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와 정치의 수준은 여전히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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