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태원발 코로나19 폭탄 실종된 ‘공동체 의식’ 심각
[기자수첩] 이태원발 코로나19 폭탄 실종된 ‘공동체 의식’ 심각
  • 이준 기자
  • 승인 2020.05.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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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YTN 화면 캡처
참고사진=YTN 화면 캡처

[이슈인팩트 이준 기자] 한동안 잠잠해지며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던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가 재확산의 위기를 맞았다. 최근 서울 용산 이태원 일대 나이트클럽과 블랙수면방이라는 찜질방을 다녀온 수천 명의 사람들에 의해 다시 수십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비상등이 켜졌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용인 66번의 코로나 환자 이후 12일 현재 9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4월말 5월초 황금연휴 때 마음을 풀고 이곳을 다녀간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 더욱이 해당 이태원클럽과 블랙수면방을 다녀온 수만 5000여명 이상이 넘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은 더욱 크다. 또한 이들이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으로 흩어진 것으로 알려져 전국적인 대확산의 조짐마저 보인다. 보건 당국은 현재 이들 클럽 출입자들의 동선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태원 일대 블랙수면방과 ‘메이드’, ‘킹’, ‘퀸’, ‘트렁크’, ‘소호’, ‘힘’(HIM)등 나이트크럽 등은 일명 ‘게이’(동성애자)로 불리는 성 소수자들이 주로 찾는 업소들로 알려져 있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적으로 금기시 돼온 이들 성 소수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새 주범이 된 상황이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진 것이다. 특정 소수 집단을 무턱대고 비난할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건강한 공동체를 흔든 경우라면 그 지탄은 새겨들을 일이다.

다중이 밀집한 곳을 피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일상의 거리두기로 전환된 시점이지만 “가지말라는 데를 간 그들”. 젊다는 이유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에 강할 것이라는 잘못된 상식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 그러나 의료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을 씻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전염될 수 있는 취약한 질병임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그들이 생각 없이 부린 객기와 방종은 결국 우리 공동사회의 건강과 생명을 앗아가는 심각한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누구는 코로나 종식을 위해 열심히 안전수칙을 지키고 있는가하면 한쪽에서는 이렇게 일탈과 탈선을 저지른다면 공동체의 안전은 영원히 담보할 수 없다. 이태원 사태를 기회로 그동안 코로나19 대처에 안이했던 층이라면 다시 한번 경감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국가적 방역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이번 이태원 발 코로나19 대확산 우려로 초중고 학교의 개학이 불가피하게 재 연기됐다. 또한 그동안 기울여온 정부와 지자체의 모든 노력이 한 번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그 상실감은 크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모범 방역 국가로 칭송받던 대한민국의 위상도 이들 때문에 상처가 났다.

공동체는 나만 사는 곳이 아닌 모두가 다 같이 사는 모두의 생활 터전이다. 더욱이 지금은 질병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쟁 시국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의 방역 최전선의 전사가 돼야 한다. 다시금 공동체 의식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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