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교촌치킨 치킨값 인상 악수(惡手)에 소비자 손절 직격탄
[데스크칼럼] 교촌치킨 치킨값 인상 악수(惡手)에 소비자 손절 직격탄
  • 이완재 기자
  • 승인 2023.05.26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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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인상 총대 메 여론 악화 부정 정서 부메랑.경영 적신호 직면
교촌치킨이 최근 치킨값 인상으로 소비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교촌치킨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사진 출처=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이 최근 치킨값 인상으로 소비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교촌치킨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사진 출처=교촌에프앤비)

[이슈인팩트 칼럼/ 이완재의 촌철직언] 치킨 업계 명가를 자처하던 교촌치킨이 가격인상 이후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가격 인상 후폭풍에 매출 감소, 매장 손님 감소, 주가 하락, 이미지 추락 등 4중고를 겪으며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교촌은 라면과 더불어 국민 간식, 서민 먹거리로 인식되는 치킨값을 3000원이나 대폭 인상하며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다. 3월 이후 업계 1위 자리도 BHC치킨에 내주며 대가를 단단히 치르고 있다. 전국 교촌 가맹점주도, 주주도 모두 울상이다. 이 와중에도 얼마전 슬그머니 경영에 복귀한 창업주 권원강 회장만 부진한 실적에도 거액의 배당금을 챙겨 비난받고 있다.

교촌의 추락에 업계를 비롯한 여론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불매 운동에 가까운 이번 국면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때 잘 나가던 교촌이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됐을까? 정부의 인상 자제 방침에도 마이웨이식 가격인상으로 악수(惡手)를 둔 게 화근이었다. 원자재값 인상 등 뻔한 이유를 들며 올려도 너무 많이 올린 것이다. 그것도 보란듯이 업계에서 제일 먼저 인상 카드를 꺼내들며 치킨값 인상에 앞장 섰다. 가뜩이나 밥값, 식료품 등 물가상승으로 고단한 서민들의 삶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치킨이 제 아무리 맛있고 럭셔리 한들 한 마리 3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사실상 소비자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서는 가격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타 브랜드나 착한 가격의 동네 노브랜드 치킨으로 갈아 탈 이유가 충분해진 것이다.

교촌이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은 한 마디로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나 정서를 무시한 경영진의 현실감 실종과 판단 미스의 결과다. 요즘 강조되는 상생경영에 교촌은 헛구호 뿐 수 십년 치킨을 팔아 준 소비자나 가맹점주에게 의리나 양보 같은 미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교촌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경쟁 치킨 업체들이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을지 주목된다. 교촌의 위기를 지켜보고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지, 현 가격을 유지하며 관망을 취할지 주판알에 불똥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먹거리 시장에서 한 번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나면 다시 예전 상황으로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특히 치킨처럼 국민적 간식은 이런 공식이 더욱 확실하게 적용된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 치맥 시즌 대목을 앞둔 교촌치킨으로서는 우울한 여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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