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논란] 일본 욱일기 부산 입항...국제적 관례? 전범기 출현에 반대 목소리
[이슈&논란] 일본 욱일기 부산 입항...국제적 관례? 전범기 출현에 반대 목소리
  • 이준 기자
  • 승인 2023.05.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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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부산항에 욱일기를 게양한 채 입항한 일본 자위대 (사진=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항에 욱일기를 게양한 채 입항한 일본 자위대 호위함.(사진=연합뉴스)

[이슈인팩트] 지난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반감과 함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로 시민단체의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이번 다국적 훈련(이스턴 엔데버 23)은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한 가운데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민적 반감을 사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의 자위함기는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을 받는 '욱일기'의 하나로 1954년에 자위대법 시행령으로 채택됐다. 이 법에 따르면 자위대 선박은 자위함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해야 한다.

자위함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은 과거 1998년과 2008년 국내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일본 함정은 2010년 10월 한국이 주도한 첫 PSI 훈련 때도 자위함기를 달고 부산항에 입항했다. 2016년 경남 진해, 2017년 경기도 평택 해군기지에도 교류 행사를 위해 자위함기를 달고 온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1월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를 초청하면서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와 태극기만 게양하라고 요구했고, 일본이 이에 반발해 행사에 불참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국방부는 지금은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방한하는 게 '국제적 관례'라는 입장이어서 이를 문제 삼지는 않을 방침이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욱일기를 단 자위대의 부산 입항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9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기어코 욱일기를 단 일본 자위대함의 입항을 허용해줬다"며 "윤석열 정부는 오늘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 면죄부를 준 것도 부족해 일본의 군국주의마저 눈감아주려 하느냐"며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면죄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모호한 태도를 모두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의 국가관과 역사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다음에는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대한민국 상공을 날고, 일본 병사들이 군사훈련을 함께 하는 날이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며 "이것이 윤 대통령이 말했던 미래를 위한 결단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욱일기를 단 자위대함의 입항을 허용하는 게 맞느냐"며 "윤석열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참가국 해군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서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국적 훈련에 한미일 3국과 호주 등 4개국, 싱가포르 및 캐나다까지 6개국 병력이 참여한다"며 "가장 큰 문제는 호위함이 오늘 부산항에 입항해 예행연습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을 제외한 4개국 참가국 해군에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메일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메일에서 "일본의 자위함기는 과거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라며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고 전했다.

한편 6.15남측위부산본부 회원들이 3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앞에서 일본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 함의 부산 해군작전기지 입항을 규탄하며 욱일기가 그려진 현수막에 계란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격렬하게 반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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